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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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친구는 나의 거울이자 미래 (손봉호)
 관리자  | 2008·08·11 13:10 |
  사람은 아무도 혼자서 살 수 없다. 부모님이 계셔야 태어나고 양육을 받을 수 있으며, 선생님이 계셔야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친구들이 있어야 서로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같이 놀 수 있다. 그 외에도 일하고, 사무보고, 장사하고, 치안을 유지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분들이 계셔야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생존하고 생활할 수 있다. 사실 다른 사람이 없으면 말할 상대가 없을 것이고, 말을 하지 않으면 생각도 할 수 없어 사람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은 다른 사람 덕분에 비로소 사람이 된다고 한다.
  
  특히 우리가 같이 놀고 같이 공부하는 친구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사람들이다. 같이 놀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법을 배운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서로 돕고, 슬픈 일이 있으면 서로 위로하며, 좋은 것이 있으면 서로 나누는 것을 연습한다. 남을 너무 아프게 하거나 서로 속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우리도 모르는 가운데 놀이의 규칙을 터득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는다. 그래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는 학생들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큰 어려움 없이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다. 그것은 공부를 잘 하는 것, 건강한 것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다.
  
  그런데 얼마 전 병든 학생을 같은 반 학생들이 집단으로 괴롭혔다는 것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그것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화를 냈고 실망했다. ‘어떻게 학생들이 그렇게도 비겁할까?’ 일반적으로 중·고등학교 시절은 일생 중에 가장 정의감이 강한 때라서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한 자에게는 동정을 보내는 것이 보통이며, 젊을 때 이상주의자가 되지 않으면 평생 동안 비겁한 사람으로 남아 다른 사람들의 경명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그 학생들은 병들어 고생하는 친구를 도와주지는 못할지언정 집단적으로 괴롭힐 수 있겠는가? 모든 선진국에서는,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비겁한 사람을 ‘병아리(chicken)'란 별명을 지어주어 아주 경멸한다. 그런 남학생은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조롱거리가 되며 그런 남자와는 아무 여자도 결혼하려고 하지 않는다.
  
  약한 사람을 도와주고 강한 사람의 기를 좀 꺾어주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며, 그래야만 사회가 평등하게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강한 사람은 점점 더 강해져서 약한 사람들은 살 수 없게 된다. 그런 세상을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상태라 부르고, 짐승의 세계와 같은 것으로 본다. 적어도 선진 사회라면, 그리고 문화인이 사는 사회라면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권리와 자존심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고, 병든 사람을 괴롭히고 조롱하는 약육강식은 없어져야 한다.

  우리가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도 덕이 된다. 아무도 자기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아주 강한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아주 약한 위치에 설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강하게 된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겠지만 약한 사람이 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강하게 될 경우를 위하여 준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약하게 될 때를 위해서 준비할 것이다. 강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약한 사람을 마구 괴롭히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다가 만약 약한 위치에 서게 되면 그때는 큰 고통을 당하고 말 것이다. 오히려 약하게 될 때를 위해서 준비해두면 강하게 되어도 좋고 약하게 되어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고통을 적게 받을 것이다.
  
  물론 꼭 우리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만 친구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내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며, 나아가 서로에게도 도움이 된다. 친구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친구의 위치에 서서 자신을 한 번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마음의 폭이 넓어져서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인격 또한 원만하게 자랄 것이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항상 덕이 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

발췌 - 「울림・열림・어울림」 (철학과현실사) 중에서

손봉호 │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상임공동대표
동덕여대 총장
서울대 명예교수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서울문화포럼 대표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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