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꼭대기로 올라갈까요?

 

 

 







50. 모두가 네 탓이오 (김경동)
 관리자  | 2008·02·25 11:00 |
"오른 뺨을 맞으면 왼쪽 볼을 마저 대라"
"원수는 사랑하고 십자가도 대신 지라"
신부님들 배운대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세상이 오죽하면 이런 구호 나왔을까

대통령도 고관도 재벌도 은행장도
국회의원, 말단 세리, 조합의 여직원도
경찰관도 여교사도
아래 위, 옆으로 어느 구석 빠짐 없이
쇠고랑 차는 모습 날마다 보는 심정
"재수 없이 걸렸구나"
"줄을 잘못 탔나부다"
"말 못할 사정 있지"
"내 입이 뻥긋하면 다칠 사람 많지요"

모두가 네 탓이오
도둑도 도둑나름
크게 털면 영웅되고
더 큰 도둑 털었는데
도둑 잘못 어디 있소
내 손 탓이 아니라
잘못돈 세상 탓

모두가 네 탓이오

꼭두새벽 한적한 길 신호등 기다리면
빨리 가지 뭘하느냐 뒤에서 경보음
규칙을 지킨 사람 순식간에 바보되고
교통 규칙 위반이라 한마디만 나무라면
첫 마디가 육두문자 욕지거리 쏟아 내니
적반하장賊反荷杖 유분수지

모두가 네 탓이오

민주주의 한다면서 자유 평등 권리 찾고
규칙 준수 약속 이행 그런 의무 나 몰라라
책임은 무슨 책임

모두가 네 탓이오

역사를 돌아 봐도
높은 자리 특권층은 자기 몫만 챙기고
교묘하게 책임은 엉뚱한 데 돌아가고

모두가 네 탓이오

전부가 네 탓이면
진짜는 뉘 탓인고
누워서 침 뱉으며
눈 흘기고 손가락질
나라만 멍이 든다

모두가 네탓이면
마침내 우리 탓

■1999 계성문학 15


김경동 │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상임공동대표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서울대명예교수(사회학)
대학민국학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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