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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 재미 한국계 요리사 데이비드 장 이야기 – 김성진
 관리자  | 2021·10·05 15:56 |
지난주 국내 일간 신문에 한 재미 한국인 요리사 관련 보도가 실렸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그는 한국계 미국인이고 이름은 David, 성은 Chang일 것이다. 원래의 한국 이름은 장석호, 올해 44세다. 이미 영어판 자서전을 출간했고, 최근에 우리말 번역판(『인생의 맛 모모푸쿠』, 데이비드 장 지음, 푸른숲) 출간이 계기가 되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2004년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자그마한 누들 바(국수집) '모모푸쿠(桃福·lucky peach)'를 열었고, 비평가들과 미식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스타 셰프' 반열에 올랐다.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인 제임스 비어드 상을 네 차례, 그리고 그가 2008년에 문을 연 파인다이닝 '코'는 미슐랭 별 두 개를 받았다. '모모푸쿠'는 뉴욕·LA·라스베이거스·토론토 등에 20여 식당·카페·바 등을 운영하는 그룹 기업으로 성장했다. 장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어글리 딜리셔스" 등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상당한 대중 인기까지 누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인생의 꿈이 처음부터 요리사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성공 전략 또한 미국에서 서양 요리를 잘해 보려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때 '골프 신동'으로 불렸고, 평범한 회사원 생활도 해 보고 나서 뉴욕의 요리학교로 진학했다. 쟁쟁한 셰프들 밑에서 수련 시기도 거쳤지만, 우울증에 발목이 잡히기도 했으며, 그때 절망 속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을 떠올렸다고 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삶을 개선하려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결국, 언젠가부터 '적어도 나 자신을 위한 요리 세계를 만들려는 시도는 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가짐이 변화의 계기가 되었고, 자기 존재의 '뿌리'에 대한 향수가 그의 요리 철학에 전환기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부끄럽기만 했던 '뿌리'가 답이 됐다는 것이다. 간편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표방하는 '모모푸쿠'의 철학은 '아시아의 기차역, 쇼핑몰, 상가에서 먹는 음식이 뉴욕의 고급 레스토랑 음식보다 우월하다'라는 그의 확신에 근거한다. 일본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면서 맛본 라멘, 어머니의 김치 레시피 등 아시아 현지인들의 음식 맛 경험이 오히려 성공의 비결이 되었음을 그는 강조한다. 그러니까 한국과 동양 음식을 미국인 입맛에 맞도록 적응시키는 전략이 아니고, 오히려 한국 본토 음식 맛을 그대로 살려낸 '진짜 한국 음식'으로, 한국 음식 맛의 뿌리 찾기에 승부를 걸었다는 것이다. 이 전략적 전환을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핵심은 우리가 동료 셰프들이 일을 끝내고 와서 먹을 만한 심야 메뉴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대부분의 미국 셰프는 손님들에게 자신들이 먹는 것과 다른 음식을 냈다. 우리는 가게 문을 닫은 다음에 훨씬 더 투박하고 양념을 많이 쓰고 맛이 센 음식을 먹었다."

나중에 가서야 그는 이전의 방식이 시행착오였음을 깨닫고 전략을 180도 바꾼 것이다. 식당을 찾아온 손님에게도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음식'을 맛보도록, 말하자면 '진짜' 한국 음식을 맛보게 하는 전략으로의 전환이었으며, 그러고 나서 식당 운영도 안정 궤도에 들어섰다고 한다.

우리 한국민족의 역사는 원래 디아스포라적 성격이 강하다. 국경 넘어 타국으로, 해외로, 도피처를 찾아서, 또는 스스로 인생의 꿈을 실현하고 가족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인근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와 지역으로 간 이주민들의 발자취가 우리의 역사다. 우리 한반도의 근대사는 더더구나 환란의 역사였고, 여러 차례 전쟁을 겪어내야 했으며, 그 후유증 회복과 새로운 생존전략 구축에 온 힘을 기울여야만 하는 그러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오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는 뉴욕의 한 한국계 요리사의 인생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인간적 공감과 함께 동족애를 동반하는 연대감 안에서 하나 되는 공감 체험도 공유하는 것 아닐까!

글쓴이  / 김성진
한림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한국철학상담치료학회 명예회장, 철학상담치료수련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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