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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 판단중지(判斷中止) - 이택호
 관리자  | 2021·05·25 11:02 |
“인간관계를 불편하게 하는 3마리의 ‘개(犬)’가 있다.”라는 진담 같은 농담이 있다. 선입견, 편견, 그리고 참견이다. 불완전한 판단에 기초하여 타인에 대한 충고, 평가, 비난, 정죄(定罪), 참견 등 오해와 불신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주로 감각기관을 통하여 내린 인간의 판단은 불완전한 인식일 수밖에 없다. 어떠한 생각에도 반론(反論)을 제기할 수 있음으로,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회의론자들은 판단을 중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다만 이것저것 알 수 있는데 불과하다. 판단중지는 멈춘다는 의미인데, 그들이 보통 멈춘다고 했을 때는 논리의 전개를 멈추라는 의미였다. 그러므로 모든 의견·결정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판단중지(epoché)’의 요지이다.

현상학의 창시자 에드문트 후설(E. Husserl, 1859~1938)은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은 사실은 자신의 의식 속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즉 ‘주관적인 나의 의식 가운데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보았다. 후설의 현상학에선 일상적인 관점, 즉 자연적인 태도를 괄호 안에 넣어 멈추도록 함으로써 순수한 체험, 순수한 의식을 획득하는 방법을 두고 현상학적인 ‘에포케’라고 부른다. ‘에포케’, 즉 ‘판단중지’는 판단의 포기가 아니라, 좀 더 명석·판명한 인식에 도달하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판단을 중지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사랑의 표현이다. 그래서 『성경』은 “사랑은 오래 참고 성내지 아니하며….”를 강조하고 노래한다.
에디슨(Thomas Edison, 1847~1931)의 어머니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의 어머니가 그들의 자식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인내와 희망, 그리고 사랑으로 참고 기다려서 아들을 훌륭한 인물로 키워낸 ‘판단중지(에포케)’의 성공사례이다.

에디슨은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왕성해서 늘 ‘왜?’라는 질문을 달고 다녔다. 호기심, 탐구심, 상상력의 아이콘인 에디슨은 “바람은 왜 부는지? 하늘은 왜 파란색인지? 별은 어떻게 아래로 떨어지는지? 물고기는 물에 빠져도 왜 죽지 않는지? 씨앗이 어떻게 꽃이 되는지? 알에서 어떻게 병아리가 나오는지?” 등을 물었다. 고지식하고 엄격한 선생은 화를 내며 ‘저능아’, ‘문제아’, ‘구제 불능’ 등의 낙인을 찍었다. 3개월 만에 자퇴하고, 어머니가 선생과 친구의 역할을 하면서 인내, 희망, 사랑의 3박자로 오래 참고 기다렸다.

‘판단중지’의 성공적인 사례는 아인슈타인에게서도 볼 수 있다. 4살에 말을 시작한 어눌한 아이, 말이 없고 허공이나 먼 곳을 바라보며 공상에 잠기는 별난 애, 야외에서 뛰놀기보다는 흐르는 냇물에 흘러가는 낙엽을 바라보며 시간과 거리를 생각하는 별난 아인슈타인을 선생은 문제아로 취급했다. 가르쳐준 대로 외우기보다는 호기심이 많아 질문을 폭포수같이 쏟아내는 아인슈타인의 초등학교 성적표엔 “지나치게 산만하며 성공할 가망이 낮은, 미래가 걱정되는 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어머니는 ‘판단중지’하고 끝까지 참고 기다리는 인내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의 경우처럼 판단중지하고 오래 참는 사랑의 행위를 수식으로 표현해본다. 오해(5)는 잘못된 판단이다. 이를 세 번(3) 이상 참고 인내(-)하다 보면 이해(2)가 간다. 이해(2)에 이해(2)를 더하면 사랑(4)이 된다. 아래와 같은 수식을 얻는다. 실천해봄 직하다.

L = {(5-3=2) + 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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