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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 미국의 아시아인 증오 - 손봉호
 관리자  | 2021·05·11 15:53 |
  요즘 미국에서는 '아시아인 증오'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로 이러한 증오 현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데, 그것은 미국인들에게 큰 손실과 고통을 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온 것으로 미국인들에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전염병을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한 것이 그런 생각에 부채질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인들 대부분은 아시아인이 다 중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라는 사실과 아시아인 증오범 상당수가 흑인이라는 사실은 '아시아인 증오'가 단순히 코로나19를 중국산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설명에 의문을 갖게 한다. 전염병의 확산이 하나의 계기가 될 수는 있으나,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미국 사회 밑바닥에 잠재해 있는 인종차별과 아시아인들의 성공에 대한 실패한 미국인들의 질투가 원인이 아닐까 한다. 아시아인들은 대부분 이미 비교적 높은 수준의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근면할 뿐 아니라, 교육열이 강하기 때문에 지식기반사회에서 앞설 수밖에 없다. 아시아인들은 미국의 유색인종 가운데 가장 빠른 시일에 가장 크게 성공했고, 상당수의 백인들보다 앞서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 다른 유색인종과 실패한 백인들이 아시아인을 질투하는 것은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

  미국과 유럽 양 지역에서 생활해 보면, 미국이 유럽보다 인종차별이 더 심하다는 것과 미국과 유럽 모두 상류층에서보다는 하류층에서 인종차별이 더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둘은 상관관계에 있는 것 같다.

  인종차별과 관계해서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네덜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관계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나타난다. 오스트레일리아 초기 이민자 가운데는 영국의 죄수들이 많았다고 한다. 잘 알려진 영화 <My Fair Lady>에서 볼 수 있듯이 호주 영어에는 영국의 하층계급이 주로 사용했던 '카크니(cockeny)'의 발음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런데 상당 기간 오스트레일리아는 '백호주의', 즉 백인만의 호주 정책을 유지해서 대표적인 인종차별 국가였다. 영국의 인종차별은 그렇게 심하지 않았고, 지금은 런던 시장이 파키스탄 이민자의 후손일 정도로 관용적이다.

  남아연방(South Africa)은 한때 그 유명한 '분리정책(apartheid)'으로 우체국, 화장실은 물론 예배당 출입에까지 인종을 구별하는 최악의 인종차별 국가였다. 유색인종은 백인 교회에 청소하러 들어갈 수는 있었으나, 예배드리러 갈 수는 없었다. 그런데 남아연방 언어였던 '아프리칸스(Afrikaans)'는 네덜란드의 하층민들이 사용하는 '화란어(Plat Amsterdams)'와 발음이 비슷하다. 그러나 정작 네덜란드는 차별이 없는 것을 나라의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내세울 정도고, 실제로 외국인조차 그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지금 호주는 교육 확대와 복지정책을 통해서 가장 모범적인 관용 국가로 탈바꿈했고, 남아연방은 국제적인 압력과 걸출한 지도자 만델라(Nelson Mandela)의 등장으로 그 부끄러운 이미지를 벗어버릴 수 있었다.

  미국은 한때 인종과 문화의 도가니(melting pot)로 알려졌고, 꿈의 나라(American Dream)로 인식되었으며,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정도로 관용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미국의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다. 트럼프 같은 인종차별주의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고, 물러난 지금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실패한 백인들이 그를 지지했을 뿐 아니라, 남미로부터의 밀입국을 막는다는 구실로 멕시코와의 국경에 높은 담을 쌓았는데도, 지난 선거 때 라틴계 미국인들 상당수가 그에게 투표했다. 이는 미국의 사회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가를 보여준다. 아시아인들에 대한 증오는 바로 미국 사회의 이러한 후진성과 타락이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이런 모습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태도로 그 나라를 대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한다. 동시에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중요한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 사회계층이 고착되는 것은 어떤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막아야 하지 않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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