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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 코로나19때문이 아닌 덕분에, 위기에서 기회로 - 김기봉
 관리자  | 2020·06·16 11:03 |
  코로나19 사태의 터널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사이 담론은 현실을 앞서가서 포스트코로나라는 말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점점 분명해지는 것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AC(after Corona)가 아닌 WC(with Corona)로 맞이해야 하는 현실이다. 인간은 자연의 도전에 대한 응전을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보다 잘한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것을 넘어 그것 덕분에 할 수 있는 문명의 도약에 대해 생각해볼 때다. 그런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부상한 용어가 뉴 노멀(New Normal)이다. 이 용어는 비정상이 정상으로 표준이 바뀌는 위기를 문명을 더 빨리, 그리고 더 힘차게 전진시킬 수 있는 순풍(順風)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미래가 이미 와 있는데 아직 모르고 있었기에 느끼는 증상이 위기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온 메시지는 귀중하게 취급하며 관심을 기울이지만, 미래로부터 송신되는 신호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런가? 과거는 신도 바꿀 수 없는 확정된 사실이지만,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허구라 여기는 편향성 때문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사는 시간은 과거가 아닌 미래다. 인간만이 미래라는 시간의식이 있다. 인간에게는 미래가 있기에 자기 존재의미를 스스로 규정하는 실존적 존재라는 의식을 가지며,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선언을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류는 너무나 많은 전례 없는 일을 전례 없이 겪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전의 길을 계속 따라가는 관행에서 벗어나, 길 없는 길을 만들어서 가야 하는 상황임을 깨달은 것이다. 뉴 노멀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선 어느 날 갑자기 자동차 운전법을 바꾼 것처럼 살아가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과거엔 새로운 길을 갈 때 도로지도를 갖고 백미러(back mirror)를 보면서 앞으로 달렸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목적지를 입력한 후에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navigation)에 거의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운전한다. 이는 과거 지나왔던 길을 전범으로 삼는 것에서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운전법의 패러다임 전환을 한 것이다.

  현재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지식을 가졌지만, 미래 예측이 가장 어려운 시대를 산다. 뉴 노멀은 그런 문명 시대를 살아가는 생존전략으로 나온 말이다. 뉴 노멀은 지도와 내비게이션의 비유로 대조했듯이, 시간의 중심을 과거에서 미래로 이동하여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문법을 지칭한다. 코로나19를 통해 급부상한 공간이 디지털 공간이다. 비대면 원격으로 살아야 하는 환경에서도 문명이 지속가능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현실 공간(real space) 이외에 디지털 공간(digital space)을 만들어놓은 덕분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인류는 세 가지 공간에 살 것이다. 현실 공간, 디지털 공간, 둘의 혼합 공간. 앞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하는 디지로그(digilog)가 대세를 이룬다. 알고 보면 인간의 삶 자체가 현실과 꿈의 혼합 공간에서 전개된다. 현실에서 벗어나 꿈속에서만 살면 미친 사람이 되지만, 꿈 없는 현실을 살면 오아시스 없는 사막을 걷는 사람처럼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다.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는 동안 인류는 현실과 꿈, 현재와 미래, 실재와 가상의 혼합공간을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로 만드는 문명의 진화를 엉겁결에 했다. 그렇게 변한 문명 생태계에서 적자생존이 포스트코로나 시대 선진국을 결정한다. 우리는 K-방역을 넘어 K-문명 시대를 열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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