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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 철새의 관점과 텃새의 관점 - 이택호
 관리자  | 2020·03·31 11:40 |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2월 18일 "안철수는 정치 철새다. 똑똑한 이념도 철학도 없이 오로지 정치적 이익만을 좇아 하루아침에도 열두 번 옷을 갈아입을 정치 철새"라며 "선거철이 다가올 적마다 오늘은 이 당에 몸담고, 내일은 새 당을 뚝딱 만들어내고, 다음날엔 또 다른 창당놀음을 벌이며 국민의 눈길을 끌려고 모질음을 쓴다"고 비판했다. (dongA.com, 2020. 2. 18. 참조)

  선거철이 되면 흔히 듣는 말이 '정치 철새' 논쟁이다. 이번엔 북한이 거들고 나섰다. 오늘은 정치 철새에 관한 상투적인 정치 논쟁은 피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말은 분명 철새의 본성을 왜곡하는 말이다. 우리가 철새의 삶의 방식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새와 텃새의 삶의 방식을 비교해 보자. 철새는 장소를 이동하여 생존에 필요한 적절한 시간대를 유지하지만, 텃새는 장소를 고정하고 시간을 기다린다. 마치 유목 민족과 농경 민족의 삶의 방식을 보는 것 같다. 철새에게서 배울 수 있는 지혜는 도전과 개척의 정신이고, 텃세에서는 기다림과 순응의 미덕이 있다.

  우선 철새의 지혜를 배워보자. 철새들은 번식을 위해 따뜻한 곳으로 장거리 비행을 한다. 보통 약 3,000km에서 5,000km의 거리를 이동한다고 한다. 이 철새들이 이동할 때는 대개 V자 대형을 이뤄서 이동한다. V자 대형의 선두에 있는 새가 이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한다. 그는 다른 새들보다 지력이나 체력이 월등해야 한다. 선두에서 공기저항을 직접 힘들게 맞으면서 상승기류를 만들면 뒤따라오는 새들은 이 상승기류를 타고 쉽게 비행하게 되는데, 이 V자 대형의 후미로 갈수록 약하고 어린 새들이 쉽게 대형을 유지하며 날아갈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철새의 리더십을 주목해야 한다. 리더의 희생과 솔선수범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 "책임은 내가 지고, 공은 부하에게 돌린다."라는 아이젠하워(D. Eisenhower) 장군의 인품을 지닌 일꾼들이 아쉬운 시점이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역병이 창궐하는 가운데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절제하는 국민의 태도를 외국 언론들이 부럽게 바라보고 있다. 행정당국은 이들의 공로를 무시하거나 가로채지 않기를 당부한다.

  철새들은 철 따라 이동하는 경로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분명 맨 앞의 리더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풍부한 경험과 본질을 직관하는 통찰력(insight)과 앞을 멀리 내다보는 예지력(foresight)을 겸비했다고 보아야 한다. 아무튼, 그들에게 GPS 항법장치 같은 기능이 있는지, 별자리를 보고 이동하는 비행기술이 있는지, 탁월한 기억력이 있는지 등 궁금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텃새의 삶에서도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한 지역을 살면서 겨울을 지날 때 그들은 무엇을 먹고사는가?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나니…. (마 6:26)"라고 성경은 말한다. 이 말씀은 철새에게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텃새들에게도 리더들이 있을 것이다. 참고 기다리는 미덕을 알고 실천할 것이다. 하나님에 대해 믿음이 있어서가 아닐 것이다. 심을 때와 거둘 때를 분별하는 시중(時中)의 지혜를 갖고 있으리라. "뒹구는 낙엽을 덮고 긴 겨울잠을 자고 나면 그대는 또다시 내게로 돌아오겠지"를 노래하며 봄을 기다릴 것이다. 그들에겐 믿음과 소망이 있을 것이다.

  정치판에서 철새와 텃새는 누구인가? 명분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당적을 바꾸는 자와 실리를 지키기 위해 한 곳에 안주하는 사람의 정치 행보를 우리는 흑백논리로 평가할 수 없다. 이번 4.15 총선에서는 철새든 텃새이든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지키려는 선량(選良)을 많이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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