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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손봉호
 관리자  | 2019·11·26 11:51 |
  유명 인사 셋이 어떤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거짓말"을 주제로 방담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은 다 거짓말한다"는 것에 세 사람이 모두 동의했다. 심지어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거짓말은 '나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없다'라는 것"에 그렇다는 뜻으로 박장대소했다. 화가 났다. "그래서 어떻다는 거냐?" 그렇지 않아도 투명성 지수가 후진국 수준인 한국인들에게, 모든 사람이 다 거짓말하니 안심하고 거짓말하라는 방송이었다. 방송윤리 위반으로 제재받아 마땅하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것이 다 나쁜 것이 아니라 남을 속여서 해를 끼치는 말이 나쁜 거짓말이고, 그런 거짓말은 모든 사람이 늘 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어야 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이 있다. 아주 나쁜 속담이다. "먼지가 많아도 괜찮으니 먼지 많이 묻혀라"고 비리를 장려하는 셈이다. 초미세먼지라면 몰라도, 아무리 털고 털어도 먼지라 할 만큼 큰 먼지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는 얼마든지 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와 함께 당장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속담이다.

  최근 모 인사가 "검찰이 조국처럼 털면 기소 안 될 사람이 없다"고 했다. 기소될 정도라면 먼지 정도의 비리가 아니라 돌멩이나 바위 수준의 범법일 것이다. 매우 기분이 나빴다. 나 또한 검찰이 조국처럼 턴다면, 나 역시도 기소될 수 있을 것이란 말이다.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을 모독한 것이다. 검찰만이 아니라 CIA, FBI, KGB, MI5가 다 동원되어서 조국의 몇 십 배, 몇 백 배로 더 세게 털고 또 털어도 기소될만한 정도의 의혹을 받지 않을 사람이 내 주위에는 얼마든지 있다. 대부분의 선량한 국민에 대한 명예훼손일 뿐 아니라, 조국 정도로 의혹을 받아도 얼마든지 장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우리 장관의 도덕성이 그 정도인가? 당장 취소하고 사과해야 할 망발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단순히 논리적인 오류로 끝나지 않고, 우리를 심각한 도덕적 오류로 유도할 수도 있다. 탄식하고 경고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부정직하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한국인은 모두 거짓말한다"고 단정적으로 선언해서는 안 된다. 사실에도 어긋나지만, 거짓말을 장려하는 매우 비교육적인 일반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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