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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7. 우리는 조종될 수 있는가? - 권병규
 관리자  | 2019·09·03 11:23 |
영국에 "세계 최고의 데이터 기반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표방하는 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이하 "CA")라는 회사가 있었다. CA의 모회사인 SCL그룹은 데이터 마이닝,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그룹에 대한 표적(targeted) 홍보를 함으로써 일반인들의 행동과 의견을 바꾸는 일을 해 왔다. SCL은 25개국의 정치·선거 캠페인에 참여해 왔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힌 바 있다.

CA 임원이 누설한 방법은 "시민단체, 자선단체, 활동가 그룹에 정보를 던지고 그들이 일을 한다. 우리는 그저 정보를 인터넷의 혈류에 던져 놓고 그것이 커져가는 것을 보고, 정보 흐름이 유지되도록 이따금 한 번씩 찔러준다. 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침투하게 되지만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출처도 모호하고 추적할 수도 없다."

일례로, 어떤 국가에서는 젊은 세대의 선거 참여율을 낮추고자 하는 정치 분야 고객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그렇게 해("do so")>라는 캠페인을 만들고 이를 영상·사진 등으로 제작·배포하고 광범위하게 흐름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젊은 세대의 선거 참여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만들었다.

CA는 캠브리지 교수가 만든 성격 테스트 앱과 페이스북 오픈 API를 활용하여 앱 사용자 27만 명과 그 친구들까지 모두 8천 7백만 명의 데이터를 제공받았다. 이후 5천 개의 데이터 포인트(data point)를 정하고, 이를 추출·분석하여 미국의 모든 성인의 성격을 예측했다. 성격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결국 투표로 이어진다는 가설하에 분석된 데이터에 따라 고도로 표적화된 집단에 맞춤 디지털 비디오 영상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꿨다.

CA 스캔들은 데이터 시대에는 대중이 만들어내는 빅데이터가 특정인의 성격과 성향을 분석하는 도구가 될 수 있고, 이렇게 분석된 표적 대상에게 맞춤 광고 및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의 의견과 행동이 조종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는 언론과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주장과 이야기를 듣는다. 그중에는 사실도 있고, 주관적 해석도 있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가 가짜 뉴스를 사실인 것처럼 속여 지속적으로 노출시킨다면 사람들은 합리적 판단을 통해 행동할 마땅한 근거를 잃게 된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에는 누구나 쉽게 생성·유통할 수 있는 가짜 뉴스를 표현의 자유로 볼 것인지, 사람들의 주체적 의견과 행동을 왜곡·조작하는 민주주의의 장애물로 볼 것인지 판단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또한, CA 사례를 접하면서 나 스스로도 누군가에 숨겨진 의도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각심을 가지고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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